서평, 어른의 기분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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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기분 관리법 - 서평

1.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

나는 어느 날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경험을 했다. 나름대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내게도 하루하루가 버겁게 느껴졌던 시기가 있었다. 출근길에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차오르거나, 퇴근 후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는데 한숨이 새어 나오곤 했다. “내가 왜 이렇게 지쳤지? 내 기분을 왜 이렇게 쉽게 놓쳐버리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을 때마다, 내 마음은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 내게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어른의 기분 관리법』이었다. 출간 예정일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해서 서점에 당장 가보긴 어려웠지만, 운 좋게 사전 체험단 형식으로 일부 원고를 접할 수 있었다. 원고를 읽으며 나는 마치 누군가 내 마음속을 파고들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고민들을 하나씩 건져 올려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 표지에 적힌 “어른이 되면 모든 게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왜 여전히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는 걸까?”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 내 경우에도 ‘성인이 되고 직업을 갖추면 감정적인 문제는 모두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막연히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모든 ‘어른’의 공통된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해, 감정의 진짜 문제를 직시하고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

2. 첫 장에서 받은 충격: “나의 감정은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착각했다”

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 나는 ‘내 감정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사실 착각일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안다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무의식의 골짜기에선 내가 알아주길 바라는 감정들이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지나치게 ‘이성’적으로만 나를 판단해 왔던 과거의 태도가 떠올랐다. “괜찮아, 나 정도면 꽤 잘 살고 있어”라고 자기 합리화를 일삼았지만, 사실 속으로는 조그만 상처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런 숨겨진 감정들이 얼마나 쉽게 우리를 지배하는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어른으로서 감정을 다룬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완벽하게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하고 때로는 적절히 표현하는 것’ 임을 알려준다. 첫 장에서부터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내 안의 ‘감정 청소’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통렬하게 깨닫게 되었다.

3. 감정은 버려야 하는 짐이 아니라, 돌보아야 할 존재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장은, 감정을 ‘돌보아야 하는 존재’라고 설명한 부분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감정이 격해지거나 복잡해질 때, 이를 어떻게든 잊고 지나가려 하거나 ‘지우고 싶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곤 했다. 하지만 책에 따르면, 감정은 버려야 하는 짐이 아니라 우리가 돌봐줘야 할 또 다른 ‘자기 자신’이다.

“감정은 나를 괴롭히는 적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느끼는 방식을 알려주는 안내자일 때가 많다.”

이 한 문장에서 나는 큰 위안을 받았다. 내 감정을 적대시하거나 혹은 무시하는 게 아니라, 마치 나 자신이 돌봐야 할 아이처럼 다정하게 안아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감정을 더욱 성숙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안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 ‘감정은 관리해도 돼, 억누르지만 말고 잘 다뤄야 해’라는 식의 표면적인 태도가 아니라, 감정 자체를 아끼고 이해해야 한다는 본질을 처음으로 체감한 것이다.

4.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나를 붙잡는 방법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 마음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린다는 사실이었다. 회사 동료가 던진 무심한 말 한 마디에 하루가 불쾌해지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업무 실수로 한순간에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실례를 통해, 감정의 파도를 극단적으로 키워버리는 가장 큰 원인이 ‘스스로를 불안정하게 평가하는 마음’임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를 다스리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내 감정을 바로 잡기 위한 3단계 호흡법’이라든지, ‘상대의 말이 아닌 내 내면의 진짜 목소리에 집중하기’ 같은 실천 팁들이 있다. 구체적인 예시가 많아서, 당장 내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말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가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마음의 소리를 먼저 들어주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곧바로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특정 동료가 내게 지적을 했을 때, 마치 내가 전혀 가치 없는 존재인 양 느껴졌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내가 진짜로 들었어야 할 것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내가 느낀 ‘내적 두려움’이었다. 나를 움츠러들게 만든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이었다.

이처럼 문제 상황에서 ‘내 감정은 왜 이렇게 반응했을까?’를 먼저 물어보는 것. 그것이 어른다운 감정 관리의 첫걸음이라는 책의 조언이 깊이 와닿았다.

5.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불완전한 우리에게

사회 속에서 ‘어른’이라 불리면, 뭔가 정해진 틀에 맞춰서 완벽하게 살아가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두거나, 직장에서 책임감을 갖게 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런 환경의 변화가 꼭 내 마음의 안정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날 문득 울컥하는 마음, 낯선 외로움, 무기력함 등은 여전히 찾아온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어른이 되어도 불완전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로 달라질 수 있는 건, 그 불완전함을 대하는 태도다.”

이 문장을 보고 나는 큰 위로를 받았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과정은 때로 굴곡을 동반하지만, 그 자체가 성장임을 이 책이 알려주었다. 내가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해서, 내가 어른으로서 부족한 존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저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

이제 나는 울컥하는 순간이 오면, ‘아, 또 내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기 시작했다. 이 단순한 태도 변화만으로도, 불안이나 초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실감했다.

6. 소소하지만 강력한 실천 팁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감정 관리를 위한 다양한 실천 팁들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명상이나 호흡법, 혹은 감정을 언어화하는 습관 기르기 같은 일반적인 방법부터, ‘감정 일기’에 그림이나 색깔을 사용해 표현하기, ‘자기 자신에게 편지 쓰기’ 등 좀 더 독특한 시도들도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며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해보라고 조언한다. 이때 글을 쓸 때는 꾸밈없이, 그리고 가급적이면 자세히 적으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과정이 어색했지만, 막상 써보니 기분이 정말 정리되는 걸 느꼈다. 그리고 편지를 다 쓴 뒤에, 꼭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권장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직접 따라 해 보고 감정이 훨씬 가벼워졌음을 체감했다.

“문장으로 적어낸 감정은 흔들리는 마음을 잠시 멈춰 세우고,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볼 여유를 선물해 준다.”

이 한 문장이 내게는 큰 울림이었다. 분명 이전에도 일기를 쓴 적이 있지만, 습관으로 쓰는 것과 의식적으로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하기 위해 쓰는 것은 전혀 달랐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여러 팁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이론이나 원론이 아닌, ‘오늘 하루를 좀 더 편안하게 만들 실질적인 행동 가이드’라는 점이 나를 매료시켰다.

7. 타인과의 관계에서 균형 찾기

어른이 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대인관계의 폭도 넓어진다. 회사, 가족, 친구, 동호회, 지역 커뮤니티 등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내 감정을 매일매일 테스트받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대인관계의 문제를 ‘온전히 타인에게 휘둘리지도, 그렇다고 나만의 세계에 갇히지도 않는 균형 잡기’로 설명한다.

“관계란 서로 마주 보는 거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울 앞에서 나 자신만이라도 먼저 웃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이 문장을 읽을 때, ‘거울처럼 마주 본다’는 표현이 참 멋지다고 느꼈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 그 사람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나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게서 나온 사소한 시선이나 반응이 ‘왜 나를 이렇게까지 불편하게 만들지?’ 하고 자책할 때도 많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먼저 웃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었다.

여유가 없을 때, 상대방의 말을 악의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내가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라면, 타인의 반응 또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어른의 기분 관리란 이런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연습의 연속이라는 점을 책을 통해 거듭 확인하게 되었다.

8. 나에게 필요한 ‘감정의 온도조절 장치’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하나의 비유는 ‘감정의 온도조절 장치’였다. 늘 최적의 온도를 지키기가 쉽지 않지만, 스스로 버튼을 조작해 가며 온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면 삶이 훨씬 편안해지지 않을까? 이 책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마치 그 온도조절 장치의 스위치 역할을 해주는 듯했다.

때로는 뜨겁게 끓어오르는 분노를 식혀주는 방법이 필요하고, 때로는 차갑게 얼어붙은 우울을 녹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두 가지 상황에서 각각 필요한 마음가짐과 행동 양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는 일부러 몸을 움직이면서 그 감정을 몸 밖으로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라거나, 우울이 깊어질 때는 나만의 ‘행복을 상기시키는 리스트’를 꺼내어 실천해 보라는 식이다.

이 팁들은 이미 다른 심리학 책이나 상담을 통해 들어본 것 같기도 했지만, 이 책에서는 그 과정을 훨씬 더 ‘어른의 시선’으로,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놓았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려운’ 심리 팁들을, 현실의 삶과 교묘하게 접목시킨 점이 흥미로웠다.

9.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를 돌볼 수 있다는 것”

어느 날 문득 책을 읽다 보니, 작가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개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자기 돌봄(self-care)’이다. 흔히 어른이 된다고 하면, 가족이나 사회를 돌보는 역할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국 나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누군가를 돌보는 데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게 책이 전하는 핵심 중 하나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혼자서도 서 있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혼자서도 나를 돌보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내가 왜 이 책에 끌렸는지, 그 이유를 압축해 놓았다. 내가 생각한 ‘진짜 어른스러움’이란, 삶의 풍파 속에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자기 회복력을 갖추는 것에 가깝다. 그 회복력은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켜주고 다독여주는’ 방식에 기반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감정적으로 힘들어질 때마다 내게 문제가 있다고 자책하거나, 별 소득 없이 남 탓만 하거나, 애매한 위치에서 방황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돌보고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묻고, 필요한 도움이나 휴식, 혹은 행동 방식을 생각해 보게 됐다. 그 작은 질문이 내 일상을 훨씬 건강하게 변화시켰다고 느낀다.

10. 구체적인 사례와 진솔한 어투

『어른의 기분 관리법』의 매력 중 하나는, 책 전반에 흐르는 진솔함이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작가는 자신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우리가 흔히 겪는 실패나 좌절, 그리고 스스로를 탓하는 악순환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래서인지 독자인 내가 저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책 속 예시들도 가공된 이론이나 추상적 사례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들이다. 회의실에서 잘못된 발언을 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 예상치 못한 실수로 상사에게 혼나고 난 뒤 하루 종일 자신을 책망했던 일, 혹은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꼈지만 차마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혼자 감정 쓰레기를 쌓아두었던 순간들. 읽는 내내 “아, 이거 내 얘기잖아!”라며 공감하며 웃고, 때로는 가슴 한편이 저릿해지기도 했다.

11. 어른의 기분 관리법이 내게 가져다준 변화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가 가장 크게 얻은 변화는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지고, 동시에 유연해졌다’는 사실이다. ‘단단함’이란 이전처럼 쉽게 자기 비하에 빠지지 않는 내면의 힘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사소한 말에 금방 무너졌다면, 이제는 ‘저 사람의 말이 나를 전부 정의할 수는 없어’라고 생각하며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유연함’을 갖게 되었다는 건, 내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적절히 표현하며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 무작정 참아내는 게 아니라, “지금 좀 힘드니 잠시 쉬어갈래”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게 어른으로서 미성숙한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성숙한 나를 만드는 행위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이 책을 마주한 시간 자체가, 나에게 ‘치유의 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구석구석 살피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감정들을 향해 “그래, 너도 있었구나. 이제 알았어. 천천히 마주해 볼게.”라고 다정히 불러주는 과정이 되었다.

12.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들

이 서평을 마치며,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을 받았던 문장들을 몇 가지 더 소개하고 싶다. 실제 책을 읽으며 줄을 그어두었다고 가정하고, 그중에서 특별히 나를 울리고 웃게 했던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다.

“감정은 배워서 다루는 게 아니라, 관찰하고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기술에 가깝다.”
-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 마치 감정이 나와 별개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생각이 들자,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힘든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니라, 힘든 순간에 나에게 너무 가혹했던 것이 문제였다는 걸 기억하자.”
- 내가 힘든 이유는 외부의 압박이 아니라, 결국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자기 책망’이었다는 것을 환기시켜 준 문장. 이 한 문장 덕에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어른이 되고 나면, 더 이상 누구의 돌봄도 필요 없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마음을 기대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진짜 어른은, 기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사람이다.”
- 이 문장은 나에게 ‘내가 나를 돌볼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완전히 외면하지도 않는, 중간 지점이 있음을 일깨워준 말이다.

13. 마무리하며: 어른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감정을 비추는 등불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처럼, 『어른의 기분 관리법』은 어른이라는 이름을 달고도 여전히 흔들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감정이란 결코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지만, 그 불안정함 속에서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기분을 잘 관리하는 법’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법’이며, 나아가 ‘성장하는 법’이다.

성장이란 꼭 눈부신 성과나 성취로만 가늠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어제보다 오늘 마음이 좀 더 단단하고, 좀 더 편안해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실천적이고도 섬세하게 안내해 준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떤 상태지? 괜찮아?” 이렇게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순간에야 비로소, 어른다운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기 내면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감정을 함부로 방치하지 않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언젠가 서점에 정식으로 이 책이 깔릴 날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출간 후엔 더 많은 사람들과 책 속 감동적인 문장을 공유하며, 서로의 감정을 보듬어줄 수 있길 기대한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감정을 관리한다는 것은 외롭고 고된 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비춰주고 온기를 주고받는 여행이 아닐까. 이 책은 그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동반자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