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서평
1. 책을 읽게 된 계기와 첫인상
안녕하세요. 저는 평소 경제・금융 서적을 좋아해서 시간을 내어 여러 관점의 책을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특히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는데, 그동안 국내에서는 주류 경제학에 비해 많이 다루어지지 않아 아쉽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2025년 1월에 ‘필립 바구스’라는 독일 출신 경제학자가 참여한 새 책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곧바로 이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습니다.
제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강렬함이었어요.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던져보았을 법한 궁금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열심히 일하고 수익을 창출하려고 애쓰는데, 왜 늘 일부 극소수만 엄청난 부를 쌓고, 나머지는 그렇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리고 ‘오스트리아학파’라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관점에서 답을 구해볼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대가 컸습니다.
처음 책을 받아 들었을 때, 두께감이 꽤 있었습니다. 한 권으로 되어 있지만 여러 저자의 공저 형식이다 보니,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필립 바구스 외에도 국내외 저명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고 되어 있어, 한 명의 저자 관점이 아닌 폭넓은 분석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인상은 “조금 진지하고 무거운 경제학 이론 서적일 수 있겠다”였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생각보다 친절하고 쉽게 쓰여 있어서 경제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많지 않은 분들도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이었습니다.
2. 저자 필립 바구스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우선 책 내용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저자 ‘필립 바구스(Philipp Bagus)’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싶습니다. 그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부 개입에 대한 비판,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유명합니다. 대표 저서로는 『The Tragedy of the Euro(유로의 비극)』가 있고, 유로존 위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 통화발행 문제 등에 대해 일찍부터 통렬한 비판을 해왔습니다.
저는 사실 이전에 오스트리아학파 하면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 정도만 알고 있었고, 필립 바구스라는 이름은 많이 익숙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학파가 말하는 “자유시장 원리”와 “정부의 최소 개입” 그리고 “투명하고 안정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요구는 늘 흥미롭게 느껴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는 케인지언 경제학이나 신고전학파가 더 널리 알려져 있으니, 이 책은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을 잘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역시 필립 바구스의 주된 문제의식, 즉 통화와 금융 시스템의 비정상적 구조가 어떻게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에 대해 오스트리아학파의 눈으로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야말로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중앙은행, 금융 시장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여기에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자주 ‘보이는 손(개입)’이 작용하면서 일부는 엄청난 부를 얻고, 다른 일부는 오히려 삶이 퍽퍽해진다는 지적은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갔습니다.
3. 책의 주요 주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책 제목 그 자체가 말해주듯이, 이 저서의 가장 큰 질문은 “왜 특정 소수만이 압도적으로 부유해지는가?”입니다. 저자로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답변을 시도합니다. 핵심은 결국 “통화정책, 정부정책, 그리고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가 부를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파헤치는 데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받아들인 분석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양적완화(QE)와 저금리 시대의 부 채널링 효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중앙은행들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풀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 등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통화정책이 실제로는 자산시장을 과열시키고, 이미 자산을 충분히 보유한 계층에게만 큰 이익을 안겨주는 구조를 여러 사례로 설명합니다.
저금리 시대에는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에 더 많은 투자금이 몰려 가격이 폭등하지만, 현금이나 적금 위주로 자산을 소유한 중산층이나 서민은 그 상승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합니다. 그 결과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자연스럽게 “금융 시스템과 통화정책의 수혜자와 비수혜자가 갈리는 탓”이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 정부의 재정 정책과 부의 재분배
그동안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고 위기를 막기 위해 여러 재정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세금 감면, 경기부양책, 각종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되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조치들도 결국 부의 분배에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가령,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과도하게 이루어지면, 그 산업에 투자했던 소수에게만 막대한 이득이 돌아간다는 식의 지적입니다.
또한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대형 금융기관, 자산가들은 안전한 투자처로 돈을 벌어들이는 반면, 일반 국민에게는 국가 부채 증가로 인한 세금 부담 등 부작용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자유시장 경쟁과 ‘보이는 손’의 역설
오스트리아학파 특유의 주장이 반영된 부분이지만, 이 책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시장의 자생적 질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게 방해하고 있는 요소”가 바로 정부, 중앙은행, 대형 금융기관 등이 결탁한 이른바 ‘보이는 손’이라는 겁니다. 자유시장 경제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거대 세력이 시장에서 특혜를 얻고,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심화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이죠.
물론 정부 개입이 전적으로 나쁘다는 식의 단순 이분법은 아닙니다. 책 전체를 꼼꼼히 읽어보면, “정부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지나친 개입” 혹은 “엉뚱한 방향의 개입”이 시장을 오히려 망가뜨리고 부의 편중을 키운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흐름을 축으로 해서, 독자들은 왜 일부 소수만 자산을 크게 불리며 중산층과 서민층은 자산 형성 기회에서 뒤처지는지, 그리고 그 구조가 어떻게 고착화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너무 흥미로워서, 책을 읽는 내내 “아, 실제로 주변에서도 이런 상황이 많이 벌어지고 있지” 하고 떠올랐습니다.
4. 인상 깊었던 챕터 소개
이 책은 총 8장(혹은 그 이상) 정도로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챕터 수는 출판사 및 서점 정보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챕터마다 세부 주제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제 마음에 와닿았던 두어 장을 꼽아 간략히 나누어 보겠습니다.
- 양적완화의 빛과 그림자
이 장에서는 2008년 이후로 계속되어 온 양적완화(QE)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합니다. 미 연준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시중에 돈이 흘러들어 가는데,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 혜택을 누가 받아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예시와 함께 설명합니다. 역시나 결론은 “자산가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왔다는 것이죠. - 유로존 위기의 교훈
필립 바구스가 『유로의 비극』에서 다루었던 내용 일부가 여기도 심도 있게 언급됩니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중심부 국가들의 대응이 유로존 체제 안에서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은, 우리나라나 미국의 사례와 간접 비교가 가능해 상당히 의미 있다고 느꼈습니다.
통화가 단일화된 유로 지역에서 재정위기가 터졌을 때, 결국 ECB(유럽중앙은행)의 역할이 막대했는데, 이 역시 “왜 특정 세력만 살아남고, 또다른 많은 중소기업, 국민들은 어려움을 겪었는가?”를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챕터 전체를 정리하자면, 각 장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메커니즘이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책이 조금 두껍고, 다소 반복되는 내용도 있지만, 이를 통해 오히려 “아, 이 문제를 정말 다각도로 보고 있구나”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5. 사회적 불평등과 통화정책, 그리고 나의 깨달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부와 빈곤”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부를 둘러싼 여러 가지 담론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의 노력과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고, 사회적·구조적 한계 때문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뛰어넘기 어려운 벽이 존재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이 둘 다를 배제하지 않되, 더 큰 관점에서 통화정책과 정부 개입, 금융 시스템 구조가 어떤 식으로 개인의 부 축적과 빈부격차를 좌우하는지 짚어주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똑같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모으고 있는 두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사람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종잣돈이나 자산이 있고, 그걸 바탕으로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면, 양적완화로 인해 급등하는 자산시장의 이익을 제대로 누릴 수 있겠죠. 반대로, 자산이 없는 사람은 그대로 월급만 모아봐야 화폐가치 하락, 물가 상승, 자산 가격 상승으로 점점 더 부동산 구매나 재산 증식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결국,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더 큰 구조 안에서 자산가들은 정책과 시장 변화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포지션”에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따라가기 버거운 상황에 처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평소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한층 더 명확하게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6. 자유시장과 작은 정부를 향한 제안, 과연 정답일까?
책 후반부나 결론부를 보면, 공저자들은 오스트리아학파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작은 정부”, “자유시장 원리”, “투명한 통화 정책” 등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누면 아래와 같습니다.
- 정부 지출과 부채의 축소
정부가 무분별하게 지출하는 규모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야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지 않고, 자본시장이 왜곡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와 금리 정상화
정치적 압력이나 특정 금융세력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도록 중앙은행을 독립시켜야 하며,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도 중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투명한 금융시장 운영과 경쟁 촉진
금융산업 전반에 과도한 규제 또는 보호장치가 존재하면 오히려 거대 금융기관들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따라서 진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과연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만으로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까?”라는 의문을 던져보게 됩니다. 책에서는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며, 무조건 정부 개입을 모두 없애자는 게 아니라, “부의 편중을 더 심화시키는 잘못된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부분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실제 현실정치나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면, 이론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회의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가 제시하는 대안은 분명히 한 번쯤은 깊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7. 투자의 관점에서 얻은 시사점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동시에 떠올린 것은 “투자의 관점에서 이 구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라는 점이었습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책에서 제시하는 불평등 구조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기에, 그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 자산시장과 금리 흐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진행하면, 자산가격은 상승하기 쉽습니다. 부의 편중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실제로 그 시기에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커다란 이익을 챙길 수 있죠. 결국, 개인적으로도 마냥 비판만 하기보다는, 그 구조를 잘 이해하고 미리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화폐 가치에 대한 이해: 오스트리아학파가 강조하듯, 화폐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단순히 은행 예금만 믿고 있어서는 실질자산을 불려가기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적절히 투자하지 않는 한 부의 잠식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따라서 투자다변화, 금과 같은 실물자산, 혹은 달러 자산 보유 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부 정책의 흐름 파악: 책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떤 의도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그 정책이 금융시장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면, 최소한 불평등 구조에 휩쓸리지만은 않을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습니다.
8. 개인적 한계와 비판적 시선
물론 이 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읽는 과정에서 몇 가지 한계를 느꼈습니다.
- 오스트리아학파 입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어 다른 대안과 균형 잡힌 시각이 부족할 수 있음
책 전체에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논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로는 정부 개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공공재, 사회적 약자 보호, 코로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의 긴급재난지원금 등은 자유시장만으로는 해결이 힘든 영역이죠. 이런 점에서 “정부 개입은 악”처럼 읽히는 부분도 없지 않아,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국 상황에 대한 직접적 사례 분석이 제한적
필립 바구스 본인이 유럽 사례에 정통하다 보니,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사례”와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며 읽기엔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세계경제의 흐름이 글로벌하게 연결되어 있어 간접적으로 이해가 가능하지만, 국내 독자들에게 더 와닿는 국내 사례들이 풍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 제시의 부족
오스트리아학파가 말하는 작은 정부와 투명한 통화정책, 규제 완화 등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즉, 큰 방향성은 제시하지만,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개선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좀 추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는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가 국내 독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존 주류 경제학 이론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중앙은행 정책, 금융시장, 자산시장의 왜곡”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9. 결론: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를 넘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책을 덮으면서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습니다.
- 앞으로 중앙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
- 양적완화가 계속되거나, 반대로 긴축 재정이 시행된다면 사회 구조는 어떻게 바뀔까?
- 그 속에서 나는 어떤 경제적 선택을 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은 한 번에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공부하고, 주변 상황을 살피고, 스스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가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 질문거리들과 경제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구조적으로 볼 수 있는 “틀”이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는 분명히 노력과 무관하게 부를 얻는 소수와,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 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다수의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를 무작정 ‘금수저, 흙수저’ 논리로만 치부하기보다는, “통화·금융·정부 정책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불평등”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탓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든 사회 차원에서든 “어떤 개선책을 찾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이 책은 “금융과 통화 구조에 대한 통찰 없이는 답을 구하기 힘들다”고 답변합니다. 독자로서 이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면서, 앞으로도 정부나 중앙은행이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 더 유심히 지켜보려고 합니다. 또, 투자와 재테크에서도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하는 종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누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관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10. 마무리하며
제가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너무 자주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보상받는다”라는 말에 기대왔다는 것입니다. 노력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 책이 지적하듯 이미 시스템 자체가 특정 계층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부분이 존재한다면, 아무리 땀 흘려도 그 차이를 좁히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든, 시민사회든, 혹은 개인 차원이든 간에 이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자로서 저는 이 책을 통해, 다소 낯선 오스트리아학파 시각을 알게 되었고, 우리 사회의 부동산, 주식, 금융 정책을 한층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부동산 상승 소식이나 금리 변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어떤 사람들이 이득을 보고, 어떤 사람들이 손해를 볼까?”라는 질문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작은 시선의 변화가 모여, 언젠가는 조금 더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책을 구매할지 고민 중이신 분들께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 책은 분량이 제법 되고 내용이 심도 있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펼쳐보면 사례와 예시가 많이 담겨 있어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또, 여러 저자가 공저했기에 중복되는 내용이 조금 있을 수 있는데, 그 부분을 ‘복습’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이해가 확실히 다져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라는 질문은 단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근본부터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과연 누구를 위해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문화 >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어른의 기분 관리법 (2) | 2025.01.18 |
---|---|
서평,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2) | 2025.01.18 |
서평,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2) | 2025.01.18 |
서평,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2) | 2025.01.18 |
읽는 기쁨 - 서평 (2) | 2024.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