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기쁨 - 서평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오래된 습관이자 삶의 중요한 일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책은 늘 나와 함께였다. 힘든 날엔 위로가 되었고, 기쁜 날엔 더 큰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 편성준 작가의 《읽는 기쁨: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을 만났을 때, 나는 마치 내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책을 만난 것 같았다. 책 제목부터가 따뜻했다. 나만 알고 있는 소중한 책들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얼마나 공감되는지 모른다.
책을 펼치자마자 작가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들, 그중에서도 특히 자신에게 깊은 울림을 준 책들을 하나씩 꺼내어 독자들과 나눈다. 단순히 ‘이 책이 좋다’고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어떤 감정이 오갔는지를 섬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레 내 책꽂이를 떠올렸다. 거기엔 읽었던 책도, 아직 읽지 못한 책도 가득했다. 그리고 그 책들 하나하나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곱씹게 되었다.
읽는 기쁨을 다시 느끼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읽는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최근 들어 책을 읽는 일이 점점 의무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 ‘이 작가의 신간은 놓치면 안 된다’는 강박 속에서 책을 집어 들었고, 완독을 목표로 삼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편성준 작가는 독서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에게 독서는 경쟁도, 의무도 아니다. 그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이다. 책을 읽는 순간 느끼는 기쁨, 한 문장이 가슴에 박혀오는 순간의 짜릿함, 그리고 그 문장을 곱씹으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끝맺는 시간들이야말로 독서의 본질이라는 것을 그는 알려준다.
특히 한 챕터에서 작가는 자신이 사랑한 한 문장을 소개하며, 그 문장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한다. “어떤 문장은 단순히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태도이고, 방향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책을 읽다 보면 어떤 문장이 나를 멈춰 세우고, 내 생각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책을 읽는 기쁨이 아닐까?
책이 연결하는 사람들
이 책에서 또 감동적이었던 것은 책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이야기였다. 작가는 자신이 사랑한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했을 때의 설렘, 그리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이 다시 자신에게 보내온 감정의 회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단순히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도 책을 통해 누군가와 연결된 기억들이 떠올랐다.
한 번은 가까운 친구와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은 후 그 책에 대해 밤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우리는 단순히 책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과 삶을 공유했다. 편성준 작가는 바로 그런 경험이 책이 가진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처럼, 책은 혼자 읽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 속에서 감동적인 문장을 발견할 때마다 누군가와 그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삶 속에서 책이 차지하는 자리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말하는 책 속의 순간들이 내 삶과 겹쳐 보였다. 그는 책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다시 설계하는 도구로 삼았다. 특히 그가 언급한 책을 읽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 깊이 남았다. “책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너무도 바쁜 하루 속에서 책 읽기를 하나의 ‘할 일’처럼 여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부터는 책을 읽는 시간을 좀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결심했다. 하루의 일과 속에서 잠시 멈추어 책 한 권을 펼치는 것, 그리고 그 책 속의 문장들을 나만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시간이 아니라,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을 보내는 기쁨
마지막으로, 작가가 말하는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라는 메시지가 참 따뜻했다. 우리는 종종 책을 소유하려 하지만, 편성준 작가는 책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나누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거나 추천하는 일, 그리고 그 책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나누는 일은 독서가 가진 또 다른 기쁨이라는 것이다.
나는 책을 아끼는 마음에 늘 내 책꽂이를 지키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내가 사랑했던 책들을 누군가와 나눠 보고 싶다. 내가 사랑했던 문장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책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책을 덮으며
《읽는 기쁨》은 단순히 독서에 대한 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책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 편성준 작가는 책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며,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책 읽기가 얼마나 풍요롭고 소중한 경험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책 속에서 만난 문장들과 그것을 나눌 사람들, 그리고 그 문장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내 삶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선 하나의 깨달음이자, 나의 책꽂이에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친한 벗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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